어제에 이어 오늘 다시 양을산에 갔다.
‘다정’이란 분이 ‘양을산에 꽃무릇이 있다’ 댓글에 꽃무릇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어제 그 꽃을 멀리서 찍었다. 구도상 그게 좋았고, ‘접근 금지’푯말은 없었지만, 위험 신호의 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상사화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색깔의 꽃무릇은 흔하지 않다. 꽃무릇이 아니면 어떻게 할까? ‘나리’라면 ‘양을산에 나리가 있다’로 수정해야 한다.
산에 오르지 않고 먼저 수변으로 내려갔다. 꽃 한 송이를 확대해서 촬영하고 휴대폰으로 꽃 이름을 검색했다. 가까이 보니 나리는 아니었다. 상사화 같았다.
‘백양 상사화’, ‘백양꽃’.
아내가 ‘백양꽃’을 다시 검색하는 동안 나는 이 꽃을 다시 어떻게 찍을까, 구도를 잡고 있었다.
타래 꽃무릇, 조선 석산, 고려 상사화, 조선 상사화.
꽃과 잎을 동시에 볼 수 없다는 상사화, 백양꽃도 상사화랑 같은 집안이다.
백양꽃은 내장산 국립공원의 백양사(白羊寺)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이 지어졌고, 호남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희귀 및 특산식물이라고 한다. 매년 8월 말에서 9월 초에 주황색 꽃을 피우는 상사화의 한 종류로‘내장 상사화’, 또는 ‘백양꽃’이라고 불린다.
‘다정’님 덕택으로 공부하고, 사진 찍으며 수원지를 산책했다.
어제 보지 못한 그림이 또 나왔다. 본능적으로 셧터를 누른다.
‘전망 좋은 집’에 돌아오니 다시 비가 쏟아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해 뜨고. 비 내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꽃무릇 꽃대가 꺾어진다.
올 상사화 축제는 코로나로 또 다들 취소된다고 한다.
그래도 꽃대는 꺾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비야 조금만 내리렴
아내 손 잡고 불갑사 가게.
바람아 조금만 불으렴
아내 손 잡고 백양사 가게
사족:: 상사화와 꽃무릇은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추후 다시 언급할 것이다. 그 꽃이 알고 싶다.
상동 수원지에 자라들이 참 많다. 고개를 내밀다가 물 위로 떠오는 그들을 보며 한참을 놀았다.
그림 같은 장면을 한 컷 올린다.
‘다정’님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